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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분의 1 지점에서

  • 작성자 사진: hyun
    hyun
  • 4월 9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4월 20일

2026년 딸아이와 함께  내 마음에서 꺼낸 비전 보드
2026년 딸아이와 함께 내 마음에서 꺼낸 비전 보드

올해를 시작하며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그저

내가 어떤 삶을 살아도 되는지를

조용히 허락해보기로 했다.


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라


해도 되는 것들.


몸을 움직이고,

바다를 걷고,

가볍게 달리고,

춤을 배우고,


잘 먹고,

천천히 준비하고,

나를 돌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시간까지도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흙을 만지는 시간.


아이들이 어렸을 때의 기억이 아니라


이제는

내가 나를 위해


나의 정원을 가꾸고,

나의 밭을 돌보는 시간.


정원은 나를 회복 시키는 곳이다.
정원은 나를 회복 시키는 곳이다.


돌아보면


나는 이미

그 삶을 선택해왔던 것 같다.


흙을 만지고 싶어서

1층 집을 선택했고,


모두가 어렵다고 말했지만

작은 정원을 만들어

그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때는 그저

아이들을 생각해서 했던

선택 들이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 모든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아주 오래전부터

자주 꺼내보던 책들이 있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과

타샤 튜더의 『나의 정원』.


내 손때가 묻은 이 책들을 나는 지금도 아껴 읽는다.
내 손때가 묻은 이 책들을 나는 지금도 아껴 읽는다.

그 안에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

흙을 만지고,

계절을 따라 사는 시간들이 담겨 있었다.


그저 좋아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알겠다.


그것이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이었다는 것을.


그래서인지


지금의 이 삶이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조용히 이어져 온 것처럼 느껴진다.


강의를 하고,

배우고,

말하고,

움직이고,


반려견과 함께 걷고,

함께 머무는 시간들까지도

나의 하루가 된다.



조용히

내 삶이

나를 통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는 이 보드를

휴대폰 배경에 두었다.


문득 화면을 열 때마다

그 안에 있는 삶이

낯설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이건

되어야 할 모습이 아니라


이미

나와 닮아 있는 삶이라는 것을.


그래서인지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삶을

이제야

나에게 허락하고 있었다는 것이.


내가 머무는

집 한 켠에는

오래된 재봉틀이 있다.


지금은 다룰 줄도 모르고

고장도 나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그 앞에 앉게 될 것 같은 마음이 있다.


나는 유난히 하얀 천과 레이스, 자수에 마음이 간다. 
나는 유난히 하얀 천과 레이스, 자수에 마음이 간다. 

타샤 튜더도

옷을 짓고

손으로 삶을 만들어갔듯이


나도 그렇게

내 삶을

내 손으로 지으며 살아가리라.


곁에 놓인 자수는


그리스 여행에서 데려온 것인데

백 년이 넘은 것이라고 했다.


누군가의 시간과 손길이

오래도록 이어져 온 것처럼


내 삶도

그렇게

큰 흐름 안에서

이어지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큰 아이가

안부를 물으며

같이 만든 비전 보드를 실천하고 있냐고 했다.


문득

2026년의 3분의 1을 지나며

비전보드를 들여다 본다.


나는

무언가를 더 이루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살아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보드는


앞으로의 계획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삶의

기록이다.



이렇게

나는

한 땀 한 땀


오늘도

내 삶을

지어간다.


A Third of the Way Through 2026


At the beginning of this year,

I didn’t make plans to achieve something.I simply decided to allow myself to live.

···

Not what I have to do,but what I am allowed to do.

Move my body, walk by the sea,run lightly, learn to dance.

Eat well, prepare slowly,take care of myself.

Even doing nothing, just sitting still,I told myself that’s okay too.

···

And then, time with the soil.

Not as a memory of raising my children,but now, for me.

To tend my own garden,to care for my own field.

The garden is where I heal.

···

Looking back,I think I’ve always been choosing this life.

I chose a ground-floor homebecause I wanted to touch the earth.

Even when others said it would be difficult,I made a small garden and stayed there.

Back then, I thought it was for my children.But now I see, it was all leading me here.

···

And there were those booksI kept returning to.

Waldenand The Private World of Tasha Tudor.

Books worn by my hands, still with me.

A life in nature,touching the soil, living with the seasons.

I thought I just liked them.But now I know.

That was the life I wanted.

···

Maybe that’s whythis life now doesn’t feel sudden.

It feels like somethingthat has always been continuing.

I teach, I learn, I speak, I move.I walk with my dog, I stay, I breathe.

These moments become my days.

The ones I share breath withbring me back to life.

···

Quietly, I feelmy life flowing through me.

I set this board as my phone background.

Every time I open it,it doesn’t feel unfamiliar.

This isn’t a life I need to become.It’s already a life that looks like me.

···

And somehow, I felt sorry.

That only nowI am allowing myself to live this way.

···

In a corner of my home,there is an old sewing machine.

I can’t use it now, it’s broken.But someday, I think I’ll sit there again.

I’ve always lovedwhite fabric, lace, embroidery.

Like Tasha Tudor,who made her life with her own hands,

I will too.

Stitch by stitch,I will make my life.

···

The embroidery beside me, from Greece,over a hundred years old.

Someone’s time and touch still remain.

And I feelmy life too is part of something that continues.

···

My eldest child asked me,are you living the vision board we made?

And suddenly, now,one-third into 2026,

I look at it again.

I am not someonewho needs to achieve more.

I am someonewho is already living.

···

So this board is not a plan.It is a record of a life already begun.

···

And today, again,

stitch by stitch,I continue to make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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